혼자 살다 보면 정말 다양한 걸 배우게 됩니다. 양말을 한쪽도 잃어버리지 않고 개는 법, 아무 말도 없이 영화 한 편을 즐기는 법,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— 거의 아무것도 없이 든든한 한 끼를 만드는 법.
그중에서도 제가 혼자 식사할 때 가장 애정하는 메뉴가 있어요. 바로 편의점 삼각김밥 + 컵라면 + 삶은 계란 조합입니다.
한국에서 편의점은 단순히 생수나 과자를 사는 곳이 아닙니다. 학생, 직장인, 야행성 인간들의 필수 생존처죠. 불이 환하게 켜진 매대 속 수많은 선택지들 중에서, 저는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조합을 가장 즐겨요.
🥪 삼각김밥: 탄수화물 기반,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
먼저, 이 조합의 주인공 — 삼각김밥입니다. 한국 편의점의 시그니처 간편식이자 혼밥족의 절친이죠. 밥에 김을 감싸고 삼각형 모양으로 눌러 담은 이 간식은 안에 들어가는 속재료 덕분에 진짜 별미예요.
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참치마요. 부드럽고 고소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김과 잘 어울립니다. 요즘엔 불고기, 김치, 제육, 데리야끼 같은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골라 먹는 재미도 있어요. 가격은 보통 1,200원~1,500원 정도로 부담 없고, 탭 1-2-3을 따라 비닐을 벗기면 바로 먹을 수 있죠. (물론 가끔 김이 찢어지면 눈물이…)
간단하지만 든든하고, 밥을 씹는 식감이 좋아서 컵라면이랑 함께 먹으면 정말 잘 어울려요.
🍜 컵라면: 국물은 늘 정답
혼밥 할 때 국물이 빠지면 섭섭하죠. 이럴 때 딱 좋은 게 바로 컵라면입니다. 한국 편의점엔 정말 수십 가지의 컵라면이 있는데요, 저는 그중에서도 신라면을 가장 즐깁니다. 적당히 매콤하고 마늘향이 살아 있어서 딱 좋아요.
조리 방법은 너무 간단하죠.
- 뚜껑을 반쯤 열고,
- 편의점에 있는 온수기를 이용해 뜨거운 물을 붓고,
- 4분을 기다립니다. (전 3분 30초쯤 먹기 시작해요. 면이 쫄깃해서요.)
후루룩 한 입 먹으면 매콤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고, 삼각김밥이랑 번갈아 먹으면 탄수화물 듀오의 정점이 됩니다.
특히 삶은 계란을 컵라면에 퐁당 넣으면 그 고소한 맛이 국물에 스며들어, 그냥 가정식보다 더 감칠맛 나는 한 끼가 되죠.
🥚 삶은 계란: 단백질 보충의 히든카드
이 조합에서 가장 소박하지만 중요한 존재는 바로 삶은 계란입니다. 편의점에서 파는 계란은 이미 껍질이 까져 있어서 먹기 간편하고, 종류에 따라 반숙, 완숙으로 나뉘어요.
계란 하나가 뭐 대단하냐 싶지만, 단백질 보충에 이만한 게 없어요. 밥과 라면으로 탄수화물만 먹으면 금방 배고파지거든요. 계란 하나만 더해도 포만감이 확 올라가요.
전 그냥 먹기도 하지만, 컵라면에 반으로 잘라 넣으면 계란 노른자에 국물이 스며들어 진짜 고급진 맛이 납니다. 살짝 소금이나 후추를 뿌리면 더 맛있죠. (요즘엔 편의점 카운터 근처에 소금 팩도 종종 비치돼 있어요.)
🧃 추가하면 좋은 아이템
기분 따라 저는 요구르트 음료나 보리차를 함께 사기도 해요. 깔끔하게 마무리되고 소화도 잘 되는 느낌이라 좋죠.
그리고 정말 힘든 날엔… 초콜릿 바 하나 정도는 자신에게 선물해 줘도 괜찮잖아요? 😌
🪑 어디서 먹느냐도 중요하다
요즘 한국 편의점은 대부분 매장 내에 식사 공간이 마련돼 있어서, 전자레인지, 온수기, 테이블까지 갖춰져 있어요.
그래서 구매하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고, 특히 도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폰으로 웹툰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조용히 한 끼를 즐기곤 해요.
혼자지만, 전혀 외롭지 않은 느낌. 나 말고도 같은 이유로 여기에 앉은 사람들이 있다는 게 이상하게 따뜻하게 느껴져요.
💬 마무리하며
이 조합이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식사는 아닐 수 있어요. 하지만 5천 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, 따뜻하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, 스트레스까지 날려주는 조합이라면 충분히 그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.
눈에 띄는 메뉴는 아니지만, 그래서 더 좋아요. 화려하진 않지만 정직하고 따뜻한 한 끼.
혹시 오늘도 귀찮아서 밥 하기 싫다면, 근처 편의점에 들러서 이 조합 한번 시도해 보세요. 아마 혼밥의 새로운 세계가 열릴지도 몰라요.